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의 교황이 탄생했다.
시카고 태생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Robert Francis Prevost) 추기경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되며 ‘레오 14세(Pope Leo XIV)’라는 이름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교황직은 오랜 세월 동안 ‘초강대국 출신은 배제’라는 암묵적 규범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교황 선출이 지금껏 불가능했던 이유로 ‘교황직의 정치적 중립성’을 첫손에 꼽는다. 미국은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 패권국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교황직까지 미국인에게 돌아갈 경우 가톨릭 교회가 특정 국가의 영향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뉴욕타임스는 “바티칸은 줄곧 교황이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이자 중재자라는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해 수퍼파워 국가 출신은 배제해왔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번 선출은 그런 금기를 정면으로 깬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PBS 역시 “교회가 미국 중심주의로 기울 수 있다는 불신이 오랫동안 교황직에서 미국인을 배제해 온 배경”이라고 덧붙였다.